도박중독
도박증독
사례
'복구'하겠다는 생각에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46세 기혼 남성인 A씨는 증권사 투자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내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왔습니다. 3년 전 친구와 재미로 스포츠 토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첫 판에서 꽤 큰 돈을 딴 이후 베팅을 조금씩 올렸고, 더 높은 베팅을 걸기 위해 불법 토토 사이트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수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본전이라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병원비를 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빌린 돈으로 바카라, 홀덤펍 등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다시 베팅하였고 결국 4억 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도박빚을 감당하지 못해 부인은 집을 팔아 전세로 이사했고, A씨는 가족들에게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가입 이후 도박광고 문자는 끈질기게 A씨 휴대폰으로 보내졌고, 금전적 압박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회사 고객의 돈 2,000만 원을 횡령해 베팅금으로 걸었으나 모두 잃었습니다. 현재 A씨는 가족과 회사에 대한 죄책감과 불안으로 술을 의지하며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습니다.
※ 안내에 포함된 일부 사례와 특징은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 학지사]에서 김청송 저자분의 승인을 받아 내용을 수정한 것이고, 일반적인 사례의 특징을 모아서 재구성한 것임을 알립니다.
특징
도박중독의 출발선 테이프를 끊은 많은 분들이 현재의 도박행동을 멈출 수 없기에 자신이 최대 위기 상태에 있다는 점을 죽고 싶을 만큼 잘 알고 있지만 중독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시도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전의 패턴을 똑같이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 재발할 때는 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도박으로 인한 뇌의 기능장애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여기까지가 도박을 끊지 못하는 분들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도박을 끊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 장애물이 있습니다. 도박중독은 대개 감당할 수 없는 도박 빚이 터졌을 때야 가족들이 뒤늦게 알게 됩니다. 도박중독자는 죄책감에 피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가족들은 그 말을 믿고 싶어서 도박 빚을 갚아주지만,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도박합니다. 이전의 도박 빚보다 두 배가 되는 도박 빚이 터지고 가족들은 절망에 빠집니다.
도박중독을 끊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은, 바로 『중독은 뇌 질환』이라는 의미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과 착각입니다. 도박에 중독이 되었다는 것은 뇌 신경회로가 기능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팔다리 질환이 있다는 것은 팔다리가 기능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손상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리에 심각한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치료도 받지 않았는데 정상적으로 걷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중독에 대해서는 이러한 기대를 하므로 치료 기회를 잃게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것은 도박의 피해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도박을 중단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뇌의 기능이 손상되어 있다는 의미인데, 도박의 피해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가 지금 생긴 것으로 착각하여, 스스로 도박 행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과 행동은 머리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 중독의 핵심 특징입니다. 뇌 과학 용어로 설명하면, 뇌의 전전두엽은 도박의 심각한 피해를 알지만, 뇌 변연계의 쾌락 중추는 이에 따르지 못하는 것이 중독의 특성입니다.
뇌가 중독된 것이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도박을 끊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짐이나 의지를 믿는다는 것은 이미 중독된 뇌의 의지를 믿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뇌가 물질이나 행위에 중독되었다는 것은 고통을 감내하는 뇌 기능은 손상되고 빠른 쾌감만을 추구하는 뇌신경 회로만 기형적으로 발달하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뇌 기능과 손상된 뇌 신경회로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박은 반복되고 뇌 기능과 신경회로의 손상은 더욱 심각해지게 됩니다. 중독된 뇌의 다짐에 가족뿐만 아니라 중독자 자신도 반복적으로 기만당하는 것입니다. 중독된 뇌(치료되기 이전의 죄책감이나 단도박 의지)를 믿으면 뇌를 더욱 중독시켜서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합니다. 정상적 뇌 기능이 손상된 중독자 혼자의 의지로 도박 욕구를 지속해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치료를 통해 비정상적 뇌 기능을 정상적 상태가 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6개월 이상 치료받는 행동』만을 믿어야 하고, 그래야 도박중독을 끊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과 젊은 청년들의 도박중독은 치료사 수준의 부모님 도움이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청소년 도박중독은 부모님에 대한 체계적인 도박중독 교육과 상담이 필수적입니다.
- 【강한 욕구와 조절되지 않는 도박】 도박에 대한 강한 욕구를 느끼며, 이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에 빠질 때는 도박을 멈출 수 없고, 지속적인 도박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큰 손실이 있어도 도박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 【점점 증가하는 도박에 투입되는 시간과 자금】 점점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을 도박에 투자하게 됩니다. 초기에는 가벼운 도박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중독이 심화되면 거액의 돈을 걸고 긴 시간 동안 도박을 계속하게 됩니다. 대개는 감당하기 힘든 도박빚이 있어도, 아니 도박빚이 클수록 도박은 더 절박한 희망의 유일한 탈출구로 보이면서 지옥의 문으로 안내하게 됩니다.
- 【도박으로 인한 심리적 · 사회적 문제】 개인의 삶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과 빚, 가정 내 갈등,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도박중독자는 도박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가족, 친구, 직장 등을 소홀히 하게 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 【도박에 대한 거짓 믿음과 잘못된 확률 계산】 승률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확률 계산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계속 잃었으니 확률상 이제 이길 때가 되었다고 확신하거나, 특정한 패턴이나 전략이 도박 승리에 유리하다고 착각합니다.
- 【도박을 통한 도피 행동】 현실에서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을 피하기 위해 도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은 잠시 동안 현실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주지만, 결국에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 【도박 중독의 점진적인 악화】 도박중독은 치료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악화됩니다. 초기에는 경미한 도박 문제로 시작하여 심각한 중독 상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가정 불화로 도박을 끊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게 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 드는 도박충동은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고 또 도박장으로 이끌고 가게 됩니다. 친한 사람들과 가족들을 이런 도박자를 포기하게 되고 인생의 막바지로 휘몰아 갑니다.
치료
자신이 도박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또한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혼자서는 절대 도박을 끊을 수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시작입니다. 도박문제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도박은 진행형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없으면 몇 개월만에 심각한 중독으로 진행됩니다.
위 사례에서 이번엔 도박빚을 갚아 가면서 이제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할 것입니다. 그러나 도박하는 사람의 의지는 3개월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도박으로 인한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발생한 후 3개월쯤 되면 그 동안의 고통이나 결심들이 희미해지면서 어느 순간 도박충동이 일거나, 혹은 설령 고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 그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도박충동이 아주 순간적으로 발생하고, 이 순간에는 이전의 고통과 결심들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이제는 2금융권이나 지인들에게 거짓말로 도박자금을 모아서 다시 하게 되는 지옥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나중에는 용서받지 못할 거짓말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됩니다. 그러나 도박하러 갈 때의 희망은 몇 시간 만에 산산조각 나고 그제서야 정신이 들게 되면, 죽고 싶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제 3금융권이나 지인들에게서 돈을 빌리는 지옥문이 아니라 중독치료 전문기관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치료과정은 내담자의 개인적인 상황과 치료 방법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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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및 진단
도박중독을 의심하는 사람은 전문가에게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심리검사, 인터뷰, 질문지 등을 사용하여 도박중독의 증상과 정도를 평가합니다. 내담자의 문제점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내담자가 원래 가지고 있는 심리적 및 사회적인 긍정적 자원들을 찾아내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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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된 치료 계획 수립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도박중독 환자에게 개인화된 치료 계획이 수립됩니다. 이는 내담자의 개별적인 상황과 치료 목표를 고려하여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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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효과적인 심리치료 중 하나로, 도박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키고, 건강한 대안적인 행동을 습관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동기강화상담은 자기효능감이 저하되어 있는 내담자의 내적 에너지를 끌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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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치료
도박중독은 가족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족치료는 도박중독 내담자와 가족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개선하고, 가족 구성원들이 지원을 제공하며 내담자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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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원
사회적 지원은 도박중독 내담자의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도박 회복자 모임이나 상담 서비스, 재정적인 지원(개인회생이나 개인워크아웃) 및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도박자의 채무를 어느 정도 탕감하고 현재의 수입으로 갚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개인회생이나 워크아웃은 단도박(도박을 지속적으로 끊는 것)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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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예방과 지속적 관리
도박중독은 만성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회복 후에도 유지와 재발 예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자기관리, 정기적인 치료 및 상담, 도움을 주는 자원(특히 단도박 회복자 모임)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방향
-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평가 및 진단
- 개인화된 치료 계획 수립
- 인지행동치료, 가족치료
- 내담자의 회복을 위한 사회적 지원
- 재발 예방과 지속적 관리